작가 소개 : 바다 같은 인생을 건너온 실천가, 김재철
김재철은 동원그룹의 창업자이자 오랜 세월 기업 경영의 일선에서 활동해 온 인물로, 산업의 격랑 속에서 수많은 변화를 몸소 겪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권의 에세이와 자전적 저술을 펴냈다.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은 그가 오랜 시간 경영자로서, 또한 한 사람의 인생 선배로서 쌓아온 삶의 통찰을 간결하고 따뜻한 문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닌, 실수와 시련, 선택과 후회의 시간을 담고 있기에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한다.
파도를 피할 수 없다면, 부딪쳐라
책의 제목처럼 김재철은 인생을 '파도'에 비유한다. 잔잔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예기치 못한 변화와 도전으로 일렁인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결코 순탄치 않았던 시절을 담담하게 회고한다. 그 안에는 수산업 불모지에서 회사를 일으키고, 수많은 정책 변화와 경제 위기를 견디며 조직을 이끌어온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단지 기업가의 자서전으로 읽히지 않는 이유는, 그의 서술이 개인의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위기 앞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았는지, 선택의 순간에 어떤 기준을 세웠는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내며, 독자 스스로 자신의 파도에 맞서는 방식을 찾도록 유도한다. 특히 그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태도는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는 것이다. 파도는 언제든 닥칠 수 있고,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크기로 몰아친다. 하지만 그 파도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하기보다는, 파도를 예측하고, 몸을 낮추는 중심을 잡는 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정신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체화된 생존 전략이다.
사람과 함께하는 항해
김재철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가 사람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그는 어떤 기업도 결국 사람 위에 세워지는 것이며, 인생의 큰 파도 앞에서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사람뿐이라고 강조한다. 책에는 그가 평생을 함께한 동료,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사람 김재철'로서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는 직원의 실수를 감싸 안으며, 때로는 자신의 오판을 솔직히 인정하며 책임을 지는 태도는, 리더십에 대한 교과서적 정의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우리에게 준다. 그는 '인재'가 아닌 '인성'을 말한다. 기술이나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사람을 믿고 존중하는 자세라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배를 함께 타고 있는 이들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어떤 항해도 결국 외롭고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 대목은 비단 기업 경영뿐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게 만든다.
파도를 넘는 법은 결국, 나를 지키는 법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김재철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는 수많은 결정의 순간에서 언제나 '내가 이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물음에 솔직하려 노력해 왔다고 고백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실수도 있었고, 후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시간들을 '실패'가 아닌 '학습'이라 부른다. 그는 "파도를 넘는 법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다른 파도가 있고, 다른 방법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 파도를 마주했을 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을 잃지 않는 것, 즉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는 곧 자기 확신과 자존에 대한 이야기이며, 결국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로 귀결된다. 김재철은 성공보다는 성장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한때는 실적과 규모에 매달렸던 자신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떻게 살았는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도 그러한 마음가짐을 권하며, 조급한 삶이 아닌 꾸준한 삶, 조용하지만 단단한 삶을 응원한다.
삶의 항해에서 흔들리더라도 나아가라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은 단지 경영자의 성공기나 인생 조언서가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통해 타인의 삶에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는 진심 어린 고백에 가깝다. 김재철은 위기를 이겨낸 사람이라기보다, 위기를 곁에 두고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며, 동시에 많은 위로가 된다. 그는 말한다. "파도는 언제나 온다. 그러나 그 파도는 우리를 넘어 뜨리기 위해서가 아닐,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온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이라는 바다 위를 항해 중이다. 어떤 이는 파도에 휘청이고, 어떤 이는 그 파도를 타고 멀리 나아간다. 이 책은 그 모든 이들에게 말한다. 넘어져도 괜찮다고, 중심을 잃어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그리고 결국 우리는 다시 나아갈 수 있다고. 그런 따뜻한 마음이 읽는 이에게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