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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상 [엄마 심리 수업] : 엄마라는 삶의 이름에게

by vaminglibrary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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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우상 엄마 심리 수업
윤우상 [엄마 심리 수업] / 심플라이프

 

 

작가 소개 - 심리학을 삶으로 가져온 목소리

윤우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심리치료 전문가로, 오랜 기간 상담 현장에서 부모와 아이의 관계, 특히 '엄마'라는 정체성의 무게에 대해 집중해 왔다. 질료실을 찾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회와 문화가 '엄마'라는 역할에 어떻게 과도한 이상을 덧씌우는지를 직접적으로 체감하였고, 그러한 문제의식이 이 책 [엄마 심리 수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의 글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되, 삶의 언어로 풀어내는 따뜻한 시선을 지니고 있다.

 

1장 -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을까?

이 책은 단순한 육아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이 다루는 핵심은 '엄마'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여성의 정체성과 감정, 그리고 그 복잡한 내면의 층위이다. 윤우상은 말한다.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왔다. 엄마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완성되며,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이 가능한 존재라고.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엄마 심리 수업]은 이 잘못된 기대와 신화를 조용히 해체해 나간다. 엄마 또한 성장하고, 불안해하고, 때로는 아이보다 더 위태롭다. 그는 말한다. "엄마라는 이름은 직업이 아니다. 역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정체성의 격변이다." 책은 아이의 문제를 엄마 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짚어낸다. 아이가 불안정하면 '엄마가 부족한 탓.' 아이가 예민하면 '엄마가 불안해서'라는 식의 통속적 판단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기는지, 윤우상은 진료실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를 통해 '엄마의 자격'이 아니라 '엄마의 내면'에 집중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2장 - '좋은 엄마'는 존재하는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좋은 엄마 콤플렉스"라는 개념이다. 윤우상은 좋은 엄마가 되려는 집착이 오히려 엄마와 아이를 동시에 병들게 한다고 지적한다. '항상 웃는 엄마', '아이 중심의 엄마', '희생적인 엄마'라는 사회적 요구는 이상화된 환상일 뿐, 현실적 인간관계 속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강박이 엄마를 위축시키고, 오히려 진정성 있는 관계를 방해한다고 말한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엄마가 되기 위한 전제는, 스스로를 돌보고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엄마도 우울할 수 있고, 엄마도 화가 날 수 있다." 이 당연한 문장을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엄마들이 자기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윤우상은 '좋은 엄마가'되는 법을 알려주기보다, '불완전한 엄마'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식을 제공한다. 아이에게 완벽한 존재가 되기보다는, 함께 성장하고 실수하는 한 사람으로서 존재할 때 진정한 관계가 시작되다는 그의 통찰은, 단순한 조언 이상의 울림을 남긴다.

 

3장 - 관계의 중심에는 결국 '나'가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엄마'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국 모든 인간관계의 본질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윤우상은 강조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선, 먼저 엄마 자신이 자신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수용은 내면의 자존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아이의 감정에 과하게 휘둘리거나, 아이의 성취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엄마 자신의 자아가 온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은 설득력을 지닌다. 그는 '양육' 이전에 '자기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다. 건강한 엄마란, 아이의 문제를 모두 끌어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과의 경계를 설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책은 감정 조절, 자기표현, 심리적 분화 등의 심리학 개념을 일상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아이와의 관계를 바꾸려면, 나 자신과의 관계부터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는, 결국 이 책이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자 해답이다.

 

엄마라는 삶의 이름에게

[엄마 심리 수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나'로서 서 있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단호한 방식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 준다.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덜 불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게 되고, 조금 덜 죄책감 어린 시선으로 자기 자신을 감싸게 된다. 윤우상의 이 책은 육아서가 아니다. 자기 이해의 심리학서이며, 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상담자의 진심 어린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여성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연서이다. 처음 엄마가 된 나 역시 많이 불안해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지, 나로 인해 아이가 나쁘게 커가는 건 아닌지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을 고쳐먹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나처럼 지치고 불안한 이들에게 권한다. 이 책은 가르치지 않되, 위로하며, 판단하지 않되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가 어쩌면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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