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좀 번다는 사람들의 추천 도서 1순위가 이 책이 아닌가 싶다. 인스타 여러 피드에서 눈에 띄더니 결국에 읽게 되었다. 자본주의를 살면서 자본주의에 대해 생각해보려 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정신 차리라고 크게 한 방을 날린 책이다. 나 같은 경제지식 일자무식에게도 어렵지 않게 읽힌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고 살아가는 돈, 일, 교육 같은 것들이 사실은 아주 복잡하고 낯선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세상이 다 이렇게 돌아가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질문을 던진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이게 정말 옳은 걸까?” 같은 질문들 말이다.
돈이 전부인 사회? 그것 말고는 없을까?
다큐를 보다 보면 자꾸 마음이 불편해진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공부하고, 좋은 대학 가고, 경쟁하는 게 마치 인생의 공식처럼 느껴졌는데, 이 다큐는 그게 사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하나의 '길'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길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마치 실패자처럼 취급받는 현실도 보여준다. 이건 단지 경제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의 자존감, 행복, 삶의 의미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준 건 편리함과 풍요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끝없는 비교와 불안이기도 하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다큐인데 어렵지 않고, 오히려 마음에 와 닿는다
경제라는 주제는 사실 처음엔 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전문가의 딱딱한 설명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 이야기로 시작한다. 청소년들의 입시 고민, 직장인들의 불안, 부모의 교육열 같은 익숙한 풍경들이 자꾸 내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더 몰입하게 되었고, 생각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느낌보다는 “같이 생각해 보자”는 톤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끝까지 보게 되었다.
지금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다큐
『자본주의』는 단순히 경제가 뭔지를 설명하는 다큐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모습,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묻는 이야기다. 복잡한 이론 대신, 삶 가까이에서 시작하는 이 다큐는 경제 지식이 많지 않은 사람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돈만 잘 벌면 되는 걸까?”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던 나 자신에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해 주는 다큐였다. 가볍게 보기 시작했지만, 다 보고 나서 마음이 꽤 무거워졌고, 동시에 시야가 조금 넓어진 느낌이었다.
새겨진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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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본질을 모르면서 자본주의 사회를 살겠다는 것은 아무런 불빛도 없는 깊고 어두운 터널에서 아무 방향이나 뛰어가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을 밝혀줄 불빛이 없으면 부딪히고 넘어지고 상처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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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등장했던 그 어떤 체제도 자본주의를 이기지 못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지금껏 막대한 인류의 부를 만들어 냈던 근본적인 동력이자 시스템이 되어왔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자본주의가 돼야 하느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자본가, 은행, 정부를 위한 자본주의였다. 자본주의의 혜택은 이제 99%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때가 되었다.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그 강력한 성장엔진을 우리 모두를 위해 나누어 써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소득의 불균형을 해결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자본주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모습이 바로 가장 영속가능한 자본주의가 아닐까, 하는 제안을 감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