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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 웨이] : 창조성을 키우기 위한 12주간의 여정

by vaminglibrary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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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 비지니스 북스

 

 

 

창조성을 키우기 위한 12주간의 여정

예술은 선택받은 사람들의 전유물인가, 혹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본성의 한 방식인가.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는 질문에 대하여 단호하게 후자를 택한다. 이 책은 30년 이상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창작자들과 비창작자들 모두에게 읽히며 '창조성 회목'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주었다. 줄리아 캐머런은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기이며, 동시에 창작 교육의 선구자다. 그녀는 자신이 예술가로서 겪은 창작의 마비와 회복의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든 예술적 자아를 되찾을 수 있는 시천 프로그램을 구성해 냈다. [아티스트 웨이]는 단순한 글쓰기 지침서가 아니다. 이 책은 자기 회복의 철학이며, 동시에 창조적 삶으로 나아가는 내면 여정의 지도이다.

 

창조성은 회복할 수 있는 내면의 권리

책의 서문에 줄리아 캐머런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창조성'을 타고난 존재라고 단언한다. 창조성은 일부 특별한 사람들만이 갖춘 능력이 아니라, 억눌리고 잊힌 채 내면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본질적 자산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성장 과정에서 그것을 부정당하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스스로 차단했다는 데 있다. 이 책의 주요한 목적은 바로 그 차단된 창조성을 다시 열어주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캐머런은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두 가지 핵심 도구를 제시한다. 모닝 페이지는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대로 3페이지를 손으로 써 내려가는 글쓰기 습관이고, 아티스트 데이트는 매주 한 번 스스로를 위해 혼자 떠나는 창조적 탐험이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이 반복적 실천이 축적되면 놀라운 내면 변화가 일어난다. 창조성 회복은 거창한 아이디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자신을 존중하고, 자기 목소리를 회복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 책은 그 사실을 꾸준히 상기시키며, 독자가 '예술가로서의 나'와 다시 대면할 수 있도록 이끈다.

 

자기 검열과 싸우는 법 : 내면의 비평가를 넘어

[아티스트 웨이]가 단순한 창작 워크북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창조성을 억누르는 심리적 장벽을 깊이 탐구하기 때문이다. 줄리아 캐머런은 '내면의 검열자(inner critic)' 개념을 제시하며, 우리가 창작을 주저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심층적으로 짚는다. 이 검열자는 대개 과거 경험에서 비롯된 목소리다. 어린 시절 교사나 부모가 던진 무심한 말, 사회의 기준, 완벽주의 등의 형태로 내면화된 이 비평가는 우리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만든다. '이건 형편없어', '넌 재능이 없어', '늦었어'라는 말들이 그것이다. 캐머런은 이러한 검열자와 맞서 싸우기보다, 그것을 인식하고 우회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모닝 페이지는 이러한 자기 검열의 자동 반응을 밖으로 끌어내고, 흘려보내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자기감정을 마주하는 행위이며, 이를 지속하다 보면 비평가의 목소리는 점점 힘을 잃는다. 또한 이 책은 완벽주의에 대한  비판도 명확하다. 완벽주의는 창조성이 자라나야 할 공간을 억누르는 독식이라며, '완성'이 아니라 '시작'과 '계속함'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것이 [아티스트 웨이]가 창작을 생업으로 삼지 않는 사람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이다. 예술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살아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모든 인간에게 유효하다.

 

창작은 고립이 아니라 연결이다

이 책이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창작을 고립된 행위가 아닌 '신성과의 연결'로 설명한다는 데 있다. 캐머런은 종교적 언어를 조심스럽게 차용하면서도, 특정 신념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이해라 수 있도록 보편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창작의 순간은 '내가 한다'기보다 '무언가가 나를 통해 흐른다'는 체험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러한 설명은 창작에 대한 부담을 한층 덜어준다.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흐름을 허락하고 자신을 그 흐름 속에 내맡기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창작은 수행과도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 '받아들이는 용기'가 곧 창조성의 핵심이며, 이는 영성적 차원에서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티스트 웨이]의 후반부에는 관계, 돈, 직업적 변화에 대한 주제들도 등장한다. 창조성은 결코 작업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인간 존재의 전면에 걸쳐 영향을 끼친다는 저자의 믿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창작의 회복은 곧 삶의 회복이기도 하며, 우리는 누구나 그런 회복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창조성은 인간의 본능이다. 회복은 선택의 문제다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는 단순한 창작 안내서가 아니다. 이는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잊고 지내던 자기 자신과의 깊은 만남이며, 삶의 감각을 다시 일깨우는 명상서에 가깝다. 이 책을 따라가는 12주는 기술을 익히는 여정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일부를 되찾는 여정이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만들며 살도록 설계된 존재들이다.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요리이든, 혹은 타인과 나누는 대화이든, 창조는 삶의 본질적인 표현이다. 이 책은 그 가능성을 다시 믿을 수 있게 해 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조성을 회복하겠다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리고 [아티스트 웨이]는 그 선택을 지지하는 가장 다정한 동반자다. 이제 이 동반자와 함께 나 자신의 '창조성'을 깨워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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