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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 삶에 대한 물음 작가 유시민 오랫동안 남편의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집어 들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내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유시민작가님의 영상이 자꾸 떠올라서인지도 모르겠다. 유시민은 잘 알려진 지식인, 전직 정치인이자 다수의 인문서를 집필한 작가로, 대중과의 지적 소통에 오랫동안 힘써온 인물이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등 다양한 저작을 통해 쉽게 풀어낸 사고와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단순한 삶, 진정한 삶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삶을 단순화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가 곳곳에 드러나는 책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회고하며, 과거의 자신이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을 좇으며 살아왔는지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러한 고백은 거창하지 않다. .. 2025. 4. 16.
헨리 마시 [참 괜찮은 죽음] : 신경외과 의사의 삶과 죽음 친정아버지가 툭 던지듯 권해준 책. 취향이 서로 달라 권해주는 책은 잘 안 읽는데, 이 책은 왠지 모르게 손이 가서 읽게 되었다. 신경외과 의사 헨리 마시는 『참 괜찮은 죽음』에서 병원이라는 밀폐된 공간, 수술실이라는 비밀스러운 무대 뒤편을 조용히 열어 보인다. 그가 의사로서 수십 년간 겪어온 수많은 죽음들, 실패한 수술, 가족의 고통, 환자의 고집, 때로는 자신의 자만심과 실수까지도 숨김없이 드러낸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의사의 언어’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고백을 듣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솔직하고 겸허한 서술 방식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종종 절대적인 권위와 판단을 상징하지만, 헨리 마시는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완벽한 판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며, .. 2025. 4. 15.
린드그렌 [사자왕 형제의 모험] : 저항과 자유, 그리고 용기 한강작가의 추천한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단순한 아동 문학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다. 어린 두 형제의 모험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죽음과 이별, 자유와 저항, 그리고 형제애라는 깊은 정서적 서사가 자리하고 있다. 린드그렌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담백한 문체 덕분에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스며들며,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자신 역시 그 여정을 함께 걷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등장인물인 요나탄과 카를은 형제이자 서로의 거울 같은 존재이다. 병약한 동생 카를을 위해, 형 요나탄은 사랑과 헌신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의 현실은 냉혹하다. 불의의 사고로 요나탄이 세상을 떠난 뒤, 카를 역시 형을 따라 사후세계인 '낭기얄라'로 가게 된다. 이 비.. 2025. 4. 15.
김지연 [등을 쓰다듬는 사람] : 조용한 위로 1.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사실 기대보다는 호기심이 조금 더 컸다. ‘등을 쓰다듬는다’는 말이 좀 낯설고, 어쩐지 애틋하게 느껴져서. 그런데 몇 장 넘기지 않아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뭔가 말로 딱 집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문장들 사이사이에 스며든 온기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미술 비평가라 뭔가 대단히 냉철하고 분석적일 줄 알았는데, 제목만큼 참 따뜻한 시선의 책이라 편하게 읽혀졌다.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그 사람들의 말투나, 멈칫하는 마음 같은 게 자꾸 나를 붙잡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들 옆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2. 누구나 한 번쯤은 지고 사는 마음들책 속 인물들은 .. 2025. 4. 15.
김현우 [타인을 듣는 시간] : 공감, 감정, 소통 김현우 작가의 『타인을 듣는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정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돌아보게 만드는 에세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감정의 표현이 아닌, 타인의 감정을 '듣는' 법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렇게 내가 가지지 못하는 시선과 생각을 가진 작가의 글을 참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 김현우의 글과 생각은 내게 많은 질문과 생각을 던진다. 공감을 다시 배운다는 것『타인을 듣는 시간』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공감'에 대한 작가의 태도였다. 흔히 우리는 공감을 단순히 '이해한다', '그럴 수 있겠다'는 말로 정의하지만, 김현우 작가는 그것을 훨씬 더 섬세한 감정의 교류로 본다. 그는 타인의 말을 '진심으로 듣는 것'이야말로 공감의 시작이.. 2025.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