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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 부를 향한 길을 묻다 어려서부터 부자가 되고 싶었다. 왜 우리 집은 아끼고 아끼고 되어야 하는지, 늘 충족되지 않는 궁핍이 있는지, 다른 집처럼 언제쯤 풍요로워지는지에 대한 해결되지 않는 질문이 늘 있었다. 이 책이 몇 년째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나뿐만이 가지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은 우리가 흔히 믿고 따르는 ‘부자가 되는 공식’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을 받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절약하며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삶이라 믿는다. 그러나 저자는 이 방식을 “서행차선”이라 부르며, 평생을 일해도 경제적 자유에 이르기 어려운 시스템이라 비판한다. 이러한 통념을 뒤흔드는 발상은 독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 2025. 4. 18.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 인간의 잔혹성 "신이여, 내가 그대에게 진흙으로 빚어달라 청했습니까?나를 어둠에서 끌어내달라 애원했습니까?" - 실낙원 괴물보다 더 괴물 같았던 인간 이야기 김겨울 작가의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읽으며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 바로 이 작품이다. [실낙원]의 한 구절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내게 진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동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목에 나사못이 박힌 초록색 피부의 거대한 괴물 말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런 이미지에 익숙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가장 놀란 점은, 이 이야기가 단순한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오히려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 그리고 책임지지 못한 선택이 불러온 고통에 대.. 2025. 4. 17.
이디스 워튼 [여름] : 시골뜨기 아가씨의 성장기 한 계절처럼 스쳐 간 사랑과 성장의 이야기 작년 여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자주 보이던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순수의 시대] 작품으로 더 잘 알려진 이디스 워튼의 [여름]은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시골뜨기 아가씨의 성장과 선택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주인공 채리티 로열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소녀로, 늘 지금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그녀의 일상은 단조롭고 답답하다. 하지만 외지에서 찾아온 남자 ‘하니’를 만나면서 채리티의 삶은 갑작스레 빛을 머금는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처럼, 잠시 그녀의 세상은 환해진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짧은 여름날의 설렘과 그 이후에 찾아오는 긴 그림자에 대한 기록이다. 사랑은 뜨겁고, 현실은 차갑다 채리티는 하.. 2025. 4. 17.
서머싯 몸 [인간의 굴레에서] :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 서머싯 몸의 인생 3부작의 대망의 마지막 작품. 이 작품은 작가 자서전적인 내용이 실려 있어 작가 자신도 더욱더 특별하게 애착을 갖는 작품이다. [인간의 굴레]는 단순히 한 사람의 성장기를 담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살아간다는 것’ 자체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필립 캐리라는 한 인물이 세상과 부딪히고, 사랑에 다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다. 꽤 많은 분량이라 읽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읽는 동안 몇 번이고 책장을 덮고 깊은숨을 쉬게 된다. 왜냐하면 필립의 고민과 상처가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굴레’를 지니고 살아가고, 그것을 끊어내지 못해 방황하거나, 그 무게에 눌려 주저앉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살아간다.. 2025. 4. 17.
서머싯 몸 [면도날] : 내면의 진리를 향한 여정 [달과 6펜스]를 읽고 서머싯 몸에 매료되어 그의 인생 3부작이라고 하는 소설들을 읽고 싶었다. 특히, [면도날]은 배우 문가영이 추천한 책으로도 교보문고 홈페이지에 추천서와 같이 뜬 적이 있어 눈길이 갔다. 이 작품은 전쟁 후 세상에 회의를 느낀 주인공 래리가,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래리는 1차 세계대전 참전 후,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거부하고 내면의 진리를 찾아 나선다. 누군가는 그를 이상주의자라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 말하지만, 그가 택한 길은 단순한 방황이 아닌 깊은 고민 끝의 선택이었다.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경험 이후,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려는 한 개인의 여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던졌을 법한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만.. 2025. 4. 16.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 꿈을 쫓는 자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정말 전혀 상관하지 않는 사내가 여기 있었다."이 한 문장이 주인공 스트릭랜드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말이다.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는 흔히 ‘예술가의 삶’이라 불리는 단어가 실제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중산층의 평범한 증권 중개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날, 자신의 가족과 안정된 생활을 모두 내던지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파리로 떠난다. 이 비상식적인 결정은 작중 화자뿐 아니라 독자인 우리에게도 당혹감을 준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결국 예술에 모든 것을 바친다. 그것은 미화된 희생도, 감동적인 노력도 아니다.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며, 잔인하리만치 냉정.. 2025. 4. 16.